한여름이 되면 전기요금 걱정과 더위를 동시에 안고 사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 에어컨은 잠깐만 켜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전기 먹는 가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까지 부담스러운 존재는 아니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어요. 저도 예전에는 더울 때만 강풍으로 짧게 틀고 껐지만, 오히려 그게 요금이 더 나왔다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결국 에어컨도 틀 때가 아니라, 어떻게 트느냐가 요금과 직결되는 기계더라고요.
1) 에어컨은 껐다 켤수록 전기를 더 먹습니다.
에어컨은 냉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컴프레서(압축기) 가 작동할 때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합니다. 처음 전원을 켜는 순간,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기 위해 컴프레서가 강하게 돌고, 이때 전력 소모가 크게 올라가죠. 그런데 에어컨을 끄면 내부 온도가 다시 올라가고, 다시 켤 때 또 같은 전력 소비가 반복됩니다. 저도 예전에 한 시간마다 껐다 켜는 습관이 오히려 계속 처음부터 냉방을 시작하는 셈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자동모드나 희망 온도 설정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약하게 작동하게끔 설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이 에너지공단 실험에서도 시간당 소비 전력을 20~30%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고 해요.
2) 희망 온도는 24도보다 26~27도가 현명합니다.
날씨가 더운데 왜 온도를 24도 이하로 낮추는게 안좋다고 할 수 있지만, 에어컨은 온도 1도마다 전력 소비가 약 7%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습도까지 높은 날에는 체감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굳이 낮은 온도를 유지하려고 하기보다 적절한 온도 + 제습 모드 병행이 더 쾌적하면서도 절약 효과가 큽니다. 그래서 저는 낮엔 26도, 밤엔 27도에 맞춰 자동운전을 설정하고 있는데, 온도 자체보다는 실내 전체의 쾌적한 흐름이 중요한 거더라고요. 실내공기 순환이 잘되면 낮은 온도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3) 실내공기 흐름이 에어컨 효율을 결정합니다.
에어컨을 아무리 틀어도 한쪽은 너무 춥고 다른 쪽은 후끈한 경우가 있죠. 그건 공기 흐름이 막혀서 냉방 효율이 고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가구나 커튼이 송풍구를 막고 있거나, 천장에 냉기가 고여 내려오지 않으면 에어컨은 계속 세게 작동하면서 더 많은 전기를 소모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선풍기나 써큘레이터를 같이 활용해서 공기를 순환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선풍기를 에어컨 반대 방향으로 틀어주는 방식이 공기를 자연스럽게 돌리는 데 효과적이에요. 작은 습관이지만 에어컨이 더 적은 전력으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더라고요.
4) 필터 청소는 성능과 전기요금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에어컨 전면 덮개를 열어보면 안쪽에 먼지가 쌓인 필터가 있는데, 이걸 한두 달 동안 안 닦으면 송풍 효율이 떨어지면서 냉각 성능도 낮아지고, 결국 컴프레서가 더 많이 돌아야 하게 됩니다. 즉, 필터 먼지 하나 때문에 전기요금이 더 나올 수 있는 구조죠. 저는 매달 1회 정도 필터를 꺼내어 미지근한 물에 헹군 뒤 말려서 다시 끼워 넣습니다. 이 단순한 습관 하나로 에어컨 수명도 늘고, 냉방 성능도 좋아지고, 전력도 절약됩니다. 특히 필터 청소 전후로 바람 세기와 냉방 시간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효과가 있어요.
5) 전기요금은 에어컨이 아니라 잘못된 사용이 만든다.
많은 분들이 에어컨 자체가 전기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짧게 강하게 사용하는 방식, 필터 방치, 환기 부족, 공기 흐름 단절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요즘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도 이전보다 전기요금이 더 낮게 나오는 걸 보면서, 결국 에어컨 요금은 시간이 아니라 습관이 만든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더위를 참느라 땀 흘리는 시간보다, 똑똑하게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을 익히는 게 더 경제적인 무더위를 날리는 방법이 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