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세탁기는 거의 매일 쓰지 않더라도, 없는 날을 상상하기 어려운 가전입니다. 그런데 고장이 한 번 나면 진짜 불편하더라고요. 예전에 저도 세탁기를 돌렸는데 탈수가 안 되어서 옷들이 물을 흠뻑 머금은 채로 멈춰버린 적이 있어요. 손으로 하나하나 짜내면서 이게 뭐라고 이렇게 힘들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단순한 필터 막힘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부터는 세탁기를 그저 버튼만 누르면 되는 기계가 아니라, 조금은 신경 써야 하는 생활 파트너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죠.

1) 뚜껑을 닫지 않는 습관이 냄새를 줄여줬습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세탁이 끝난 후 세탁기 문을 닫지 않는 습관이었습니다. 전에는 빨래 끝나면 그냥 뚜껑 닫고 끝냈는데, 여름철에는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특유의 쉰 냄새가 확실히 줄었어요. 내부에 남은 습기가 빠지지 않으면, 아무리 세제를 잘 써도 냄새가 생기더라고요. 특히 드럼세탁기의 경우 내부 구조가 습기 배출에 불리해서 더 민감한 편인데, 세탁 후 2~3시간 정도만이라도 문을 열어놓는 것만으로 충분히 도움이 됐습니다.
2) 세제는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게 아니었습니다.
한동안은 세제가 깨끗함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찝찝한 날엔 좀 더 듬뿍, 냄새가 날 땐 더 진하게. 그런데 그게 오히려 세탁기 내부에 찌꺼기를 남기고, 세탁물도 잘 헹궈지지 않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특히 드럼세탁기는 세제가 다 빠지지 않고 고무 패킹 사이사이에 남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은 계량컵으로 딱 맞춰 넣고, 가끔은 헹굼을 많이 추가해서 세탁합니다. 빨래가 개운하게 마를 때, 세제 냄새보다 섬유 본연의 냄새가 느껴질 때가 더 만족스럽더라고요.
3) 배수 필터와 세탁조 청소,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세탁기 하단에 있는 배수 필터는 처음엔 존재 자체도 몰랐습니다. AS기사님이 왔을 때 "이거 한 번도 안 여셨어요?”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필터를 열면 안쪽에 동전, 머리카락, 섬유 찌꺼기 같은 게 쌓여 있는데, 그게 배수 속도를 떨어뜨리고 탈수 기능까지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청소해도 세탁기 수명이 훨씬 길어진다니, 지금은 휴지통 옆에 작은 브러시를 하나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탁조 청소도 어렵게 생각했는데, 시중에 파는 세탁조 클리너 하나만 사서 통세척 모드 돌려주면 됩니다. 냄새나 찌꺼기가 심하게 느껴지기 전이라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해주는 게 좋겠더라고요. 한 번은 안 한 채로 몇 달 지나고 나서 돌렸는데, 그날 하루는 온 집안이 락스 냄새 비슷하게 올라와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늦기 전에 하는 게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4) 건조까지 가능한 세탁기일수록 더 섬세하게 써야 합니다.
요즘은 건조 기능까지 되는 세탁기가 많다 보니,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해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내부 열이 높아지고, 모터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더 자주 관리해줘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건조 기능을 자주 쓰는 편인데, 확실히 건조 후에는 더 많은 먼지가 내부에 남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세탁기 돌리고 나면 한 번쯤 문 안쪽 고무패킹을 손으로 훑어주고, 안 보이는 틈 사이도 마른 수건으로 닦아줍니다. 귀찮지만 이걸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확실히 느껴져요. 건조 시간도 짧아지고, 옷도 덜 구겨지고요.
5) 세탁기는 돌리는 기계가 아니라 함께 쓰는 도구였습니다.
예전에는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다 해주는 고마운 가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뭔가 집 안의 작은 공장 같은 느낌입니다. 제대로 관리하면 더 오래, 더 조용하게, 더 깨끗하게 돌아가고요. 세탁기를 오래 쓰는 건 거창한 관리법이 아니라, 문을 조금 열어두는 습관, 세제 한 스푼 덜 쓰는 마음, 한 달에 한 번 브러시로 필터를 쓱 닦는 행동 같은 걸로 충분하다는 걸 요즘은 몸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세탁기를 오래 쓰고 싶다면, 기능보다는 습관을 먼저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작은 차이가 분명히 오래가는 사용할수있는 계기를 만들어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