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민한 편이라서 봄철이나 환절기만 되면 공기질 앱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나쁨 혹은 매우 나쁨 표시가 떠 있으면 창문을 닫고, 외출을 줄이긴 합니다. 하지만 실내에까지 이미 들어와 있는 먼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었어요. 예전엔 그냥 물걸레질 한 번이면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청소 자체가 먼지를 더 날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놀랐습니다. 그 이후로는 단순히 청소하는 것보다 먼지를 밖으로 퍼뜨리지 않게 청소하는 법을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작은 차이가 실내 공기 질을 훨씬 다르게 만들어주더라고요.
1) 미세먼지는 집 안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엔 무조건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되었죠. 하지만 문제는 그전까지 집 안에 들어와 있던 미세먼지입니다. 외출하고 들어올 때, 창문을 잠깐 열었을 때, 심지어 환기구나 틈 사이로도 들어오죠. 그리고 이 미세먼지들은 가라앉기보다는 커튼, 침구, 소파, 매트, 공기 중에 떠다니는 형태로 실내를 오랫동안 떠돌게 됩니다.
특히 패브릭 제품과 털이 많은 의류, 침구류는 미세먼지를 흡착했다가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다시 공기 중으로 흩뿌리게 되는데요, 그래서 물걸레질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겁니다. 저도 처음엔 청소기 돌리고 물걸레 한 번으로 끝냈었지만, 지금은 순서를 조금 다르게 바꾸고 있어요.
2) 청소기 돌리기전 먼지부터 제거해주세요
예전에는 습관처럼 청소기를 먼저 돌렸지만, 실제론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바닥의 미세먼지가 공기 중으로 다시 떠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필터 청소기라면 오히려 집안 전체에 먼지를 퍼뜨릴 위험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먼저 정전기 청소포나 마른 극세사 천으로 바닥 먼지를 부드럽게 닦아내는 걸 시작으로 합니다. 정전기 청소포는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 미세한 먼지를 붙잡아서 떼어내는 방식이라, 공기 중 재비산이 적어요. 그런 다음, 먼지 뭉치가 제거된 상태에서 청소기를 짧게 돌리고, 마지막으로 물걸레질로 마무리합니다.
3) 패브릭 제품은 두드리는게 아니라 흡입해야 합니다.
소파나 침구, 커튼 같은 제품을 털어내거나 두드리는 건 오히려 묵혀 있던 미세먼지를 공기 중에 뿌리는 행동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청소할 때 쿠션이랑 이불을 퍽퍽 털었었는데, 나중에 햇빛이 들어오는 창밖에서 보면 공기 중에 먼지가 소용돌이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이불이나 커튼은 되도록 정전기 먼지털이개나 전용 핸디형 청소기로 부드럽게 흡입해서 청소합니다. 또한 침구류는 자주 털기보다, 제습기와 청소기를 병행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제습기를 침실에 두면 습기와 먼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서 공기 질 관리가 수월해지더라고요.
4) 공기청정기와 청소의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청소 중이나 청소 후에 공기청정기를 켜는데, 사실은 청소 시작 10분 전부터 켜두는 게 더 좋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청소하면서 바닥 먼지가 떠오르는 걸, 공기청정기가 빨아들일 준비를 해놔야 하니까요. 그리고 청소를 마친 직후에는 최소 30분 이상 작동을 유지해서 공기 중에 남아 있는 부유먼지를 제거해줘야 합니다. 저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하루에 두 번 정도 청소를 짧게 나눠서 합니다.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10~15분 정도씩 한 번에 오래 청소하는 것보다 공기 순환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경험으로 느꼈어요.
5) 청소 후 환기는 짧고 강하게
미세먼지 나쁜 날엔 창문을 아예 열지 말아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많죠. 하지만 실내 공기를 계속 닫아두기만 하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같은 실내 유해가스가 쌓여서 더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소를 끝낸 후엔 5분 정도 짧고 강하게 창문 두 곳을 열어 환기를 합니다. 이때 반대편 창을 함께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해주는 게 포인트예요. 그 사이 공기청정기는 계속 켜두고요. 미세먼지 농도가 아주 높지 않다면, 이 정도 환기는 오히려 공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